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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가격 상승, 경제 회복 제한할 수도”

식품 가격 상승이 경제 회복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식품 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빈국들이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빈국일수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식품지출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높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식품 가격은 49%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식물성 기름 가격은 무려 140%나 폭등했으며 설탕 가격도 66%나 뛰어올랐다.   이러한 식품 가격 급등세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미국에서 나타난 가뭄으로 옥수수와 커피, 설탕, 밀 수확이 줄어든 가운데 공급망 교란까지 겹친 데 따른 결과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의 오름세로 이어진 것도 식품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은 지난달 식품 가격 상승세 등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3%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두 자릿수대의 식품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기록한 5.5%에 못 미치는 4.1%로 예상했다.   저널은 코로나19 이후 초반기에 식품 가격 상승세는 중국의 수요 증가가 견인했지만, 지난해에는 주요 생산지의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이 주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저널은 올해 작황이 개선되고 공급망도 회복될 것으로 보여 식품 가격 상승세가 작년보다는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밀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수출의 29%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서방 제재로 러시아 수출이 영향을 받거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밀수출 항구가 타격을 받으면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식품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했으며 내년은 올해보다 상승 폭이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식품 상승 식품 인플레이션 경제 회복세 식품지출 비중

2022-03-01

'더블딥' 위기···금리인상 천천히 하고 소비 늘어나야 극복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크게 4번의 침체를 겪었다. 70~72년의 1차 오일쇼크 79~80년의 2차 오일쇼크 90년대 초반 일본의 거품 붕괴와 미국의 '세이빙 & 론'은행들의 도산사태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1차 오일쇼크를 제외하곤 경기회복 패턴이 모두 W자를 보였다. 회복 뒤 고꾸라지는 모습을 반복해온 것이다. 요즘 말로 '더블딥'이다. 80년 2월부터 7월까지 미국과 세계 경제는 10년 만에 되돌아온 고유가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회복되는 듯했던 경기는 1년 뒤 더 큰 위기를 맞았다. 81년 8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앞서보다 더 크고 긴 침체가 찾아왔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물가가 14%까지 오르자 기준금리를 18%까지 높였다. 경기가 한창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도 그랬다. 경기회복을 예단해 기업들이 재고를 지나치게 빨리 늘린 것도 걸림돌이 됐다. 기대만큼 경기가 빨리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됐고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면서 더블딥이 찾아왔다. 90년대 초반엔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미국 은행들이 부실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댔다. 2000년대 초반에도 IT 버블 붕괴라는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이때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그린스펀이 이끄는 FRB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금리를 내렸다. 심지어 위기가 완전히 진정된 이후까지도 금리 인하를 지속했다. 공격적인 저금리는 경기 진폭을 완화하고 침체기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린스펀식 해법도 더블딥의 유령을 피해 나가지는 못했다. '유동성 공급'이란 마취제에 빠진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지표가 호전돼도 실업자는 늘어나는 '엇박자'가 나타났다. 가계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앞으로 미국경제는 소비회복이 관건이다. 성급한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을 자연스럽게 늘려나가면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되살아나면 경제는 더블딥 없이 완벽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2009-10-25

'제로 금리' 바뀌나···연방준비제도, 6개월내 인상 가능성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당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던 방침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사실상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연준은 지난 8월에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연방 자금 금리를 특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기존 방침을 완화 제로 금리 유지 방침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정책 정상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특히 연준이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될 경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융통성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6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가능성이 최종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동은 크게 두가지다. 연준은 어떤 상황에서 금리 정책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것인지 좀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꾸려 할 수 있다. 또는 연준이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다른 말로 바꾸는 등 연설이나 증언을 통해 성명을 바꿀 준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09-10-25

"경제지표 기대 못미쳤네" 4분기 첫날 주가폭락 왜?

희망차게 맞은 4분기의 첫 거래일에 악재가 연이으며 뉴욕 증시가 3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11년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3분기를 뒤로 하고 10월을 맞은 증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무려 203포인트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발표된 기대 이하의 경제 지표들로 인한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지난 3월 시작해 여름으로 이어진 랠리로 3분기에 다우와 S&P500 지수가 15% 나스닥이 16% 오른데 따른 기대감을 무색케 했다. 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시장 예상치인 전주 대비 5000명 증가보다 3배 이상 많은 1만7000명 증가로 나타났고 제조업 경기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은 물론 전월대비로도 소폭 하락하며 경제 회복의 강도가 예상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8월의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1.3% 증가했지만 그 증가율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고 증가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 것도 악재였다. 게다가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또한 투자자들이 이날의 발표를 오는 2일 발표되는 9월 실업률과 연관시키며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기관 BTIG의 마이크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큰 상승세를 기록해 온 3분기를 마칠때까지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경제 지표에 일제히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2009-10-01

증시 강세장 신호? 전문가들 '변동성 줄고 눈에띄게 안정'

크게 출렁이던 증시가 3분기 들어 안정을 되찾으면서 강세장 진입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NN머니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던 증시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안정되면서 이를 강세장의 초기 신호로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부터 연말까지 S&P500 지수의 일일 등락폭이 3% 이상이었던 적은 무려 29번. 하지만 이는 올들어 20번으로 줄었고 그나마 3분기 들어서는 한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가파른 하락→낙폭을 만회하는 반등랠리→질서정연한 상승장'으로 이어지는 강세장이 마지막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EB캐피탈마켓의 토드 캠벨 대표는 "변동성 축소는 건전한 투자행위의 신호"라면서 "이는 강세장(Bull market)의 초입에 흔히 목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대표는 "우리는 위기의 시기를 지나 회복의 초입기(a period of early recovery)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불안요소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뇌관으로 남아있고 실업률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의 3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간다 해도 일시적 요인에 힘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29일 뉴욕증시는 주택가격 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예상외로 악화됐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7.16포인트(0.48%) 내린 974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1060.61로 전일대비 2.37포인트(0.22%) 떨어졌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2124.04로 6.70포인트(0.31%) 내렸다. 염승은 기자

2009-09-29

주가 상승·금융시장 안정 타고···기업공개 되살아났다

주가 상승과 금융시장 안정으로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A123은 나스닥 시장의 상장 첫 날인 전날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50%나 폭등했다. 이 업체의 기업공개 주간사는 애초 공모가를 8~9.5달러로 예상했지만 추후 이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고 시초가는 17달러에 형성되기도 했다. 전날 증시에서는 이 업체 외에도 부동산 투자신탁업체 2곳 등 총 5개 업체가 첫 거래를 시작했고 25일에도 2개 업체가 상장 후 첫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까지 이번 주에 거래를 시작한 5개 업체가 기업공개를 통해 끌어들인 자금은 29억7000만달러로 작년 4월20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5일 거래를 시작한 2개 업체를 포함하면 이번 주는 비자카드가 IPO를 통해 무려 196억5000만달러를 모았던 작년 3월17일 이후 기업공개 시장에서 최고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개월간 증시에서는 기업공개 절차를 밟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8월초 이후 기업공개를 위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한 업체 수는 20개사로 올 들어 7월까지 12개사가 등록했던 것보다 많았다. 이런 현상은 미국 경제가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주가도 저점대비 50%가량 상승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주가 랠리에서 소외됐던 일부 투자자들이 뒤늦게나마 공모주를 통해서라도 수익을 내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제프리스앤컴퍼니의 주식매매 전략가인 크래그 페컴은 "사람들이 시장을 뒤쫓아가고 있다"면서 "주식에서 추가 수익을 낼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IPO"라고 말했다.

2009-09-25

美 경제 "바닥 쳤다"엔 공감···'회복의 길'엔 이견

"경기침체는 끝난 것 같다(The recession is very likely over)."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5일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 말이다. 늘 유보적인 버냉키의 말투에 비춰보면 이날 그의 말은 단정적인 선언이나 다름없다. 얼핏 봐서는 대공황 초기에 FRB 의장을 지낸 로이 Y 영의 장담을 떠올리게 한다. 영은 1930년 초 미 주가가 회복하자 "침체가 끝난 것 같다"고 말한 뒤 재할인율을 올렸다. 이른바 '창구지도'로 은행들의 대출을 직접 억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미 경제는 대공황의 늪으로 밀려들었다. 버냉키가 최근 들어 경기회복을 부쩍 자주 언급하자 일부 전문가는 성급하다고 비판하면서 70여 년 전 영의 경솔함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침체의 시작과 끝을 판단할 때 살펴보는 산업생산.실업률.소비.개인소득 지표들을 보면 버냉키 진단이 터무니없지는 않다. 실업률을 제외한 세 가지 지표가 올 6월 말 이후 하락세가 진정되거나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인소득은 올해 초 가파르게 줄었으나 7월 들어 진정됐다. 전달보다 0% 증가했다. 소비는 올 3월까지 줄었으나 이후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변동이 심하지만 7월까지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산업생산도 올 7~8월 두 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 으로 실업률은 경기가 회복한 뒤에도 3~4분기 정도 계속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버냉키는 한걸음 더 나갔다. "현재 우리가 회복기에 들어서 있다는 데 경제분석가들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닥터 둠'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경제학) 교수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와 폴 크루그먼(프린스턴대) 교수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표현상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회복의 길 위에 올라섰다"고 입을 모았다. 침체 끝에서의 회복 여부는 이미 논란의 대상이 아닌 셈이다. "침체가 끝나고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이뤄진 듯하다"고 미 경제분석회사인 이코노미스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분석가가 16일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침체의 시작.종료를 공식적으로 진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판단위원회(BCDC)가 열린다면 2009년 3분기에 침체가 끝났다고 진단할 것"이라며 "침체 끝이나 회복 시작 여부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쟁점일까. 글로벌 시장은 미 경제 회복의 속도.강도.기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경기회복의 여부가 아니라 회복의 질(質)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버냉키는 "2010년 회복이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 경제가 꾸준히 되살아난다는 쪽이다. 버핏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인과 소비자들이 거품시대 생각과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회복이 더딜 수는 있지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기를 예측해 스타가 된 루비니 교수는 회복이 이어지지 못한다는 쪽이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은행 등 미 금융회사 1000여 개가 무너질 것"이라며 "이는 살을 차례로 도려내 죽이는 고대 중국의 형벌(death by a thousand cuts)처럼 미 경제를 서서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상업용 부동산 부실화가 또 다른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며 "미 경제의 미약한 회복이 한순간에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쪽의 전망 차이가 너무나 크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앞날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른바 '중도가설(Happy Medium hypothesis)'에 의지하곤 한다. 경제는 극단적인 전망 사이의 중간 궤적을 따라 움직일 때가 많다는 얘기다. 중도가설은 경제학자들의 엄밀한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연봉과 명성을 걸고 경제 앞날을 예측해야 하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마음속으로 의지하는 격언과 비슷하다. 중도가설을 믿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요즘 한 가지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미 금융회사와 가계의 대차대조표(자산 상태)다. 집값 폭락으로 빚어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깊은 상처를 입은 금융회사와 가계가 '올 4분기 이후 얼마나 빨리 자산 상태를 건전화하는가'에 따라 경기회복 속도와 폭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아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자산 가운데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하락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가계의 빚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임금소득은 쉽게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업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6월 말까지 실업률이 계속 올라 10.5~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가계의 부채 줄이기가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래서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침체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지만 과거처럼 '깊은 침체 뒤 가파른 회복' 패턴은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설문 조사 결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대공황 이후 모두 일곱 차례 침체를 경험했다. 이 가운데 다섯 차례가 심한 경우였다. 국내총생산(GDP)이 침체 동안 평균 3% 정도 줄었다. 반면 회복 첫해 경제성장률은 7% 안팎이었다. 골이 깊은 만큼 산도 높았던 것이다. 이번 침체 동안 GDP는 3~3.5%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 금융회사.가계의 부실화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어서 내년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통신의 설문 조사 결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내년 6월 이후에나 미 중앙은행이 출구전략(통화 환수)을 본격적으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2009-09-25

미 중앙은행 '경기회복' 공식선언···23일 성명서 발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시작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3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심각한 하강국면을 지나 회복을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FOMC가 지금까지 경기침체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경기회복이 시작됐다고 분명하게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OMC는 비록 경기회복이 진행중이지만 정책금리를 인상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연방기금금리의 운용목표를 현행대로 연 0∼0.25%로 유지키로 했다. 특히 이러한 제로금리가 상당기간에 걸쳐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올해말까지는 물론 내년초반까지도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FOMC의 성명은 “8월에 열린 통화정책 회의 이후 입수된 정보들은 심각한 하강국면을 지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면서 “금융시장 사정이 개선되고 있고 주택시장도 활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의 소비지출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시장의 위축으로 소비지출이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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